이미 알고 있지만 하기 어려운 것, 성장하고 싶다면 남을 가르쳐라

July 27, 2022

결론 : 이미 알고 있지만 하기 어려운 것, 성장하고 싶다면 남을 가르쳐라

7월에 유난히 다른 분들의 멘토가 될 기회가 많았습니다. 물론 제가 남을 가르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어떤 분들보단 0.5 발자국 앞서있기에, 제가 아는 것을 최대한 알려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인 커피챗 요청도 몇 번 있었지만, 계획적인 멘토링은 이렇게 3가지가 있습니다.

  • 서산 꿈의학교 DCC팀 멘토링 및 인터뷰
  • 봉명고등학교 모의창업팀 멘토링
  • SOPT APPJAM 데모데이 기획파트 멘토 코멘트 & 멘토링

동생에게 기업가정신 알려주기

그냥 간단한 손풀기 먼저 해볼게요.

제 동생은 초등학생 6학년이에요. 아직 많이 어리긴 하지만, 이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할 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진거라곤 스타트업 지식 조금인 형이 뭐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특강을 이용해서 기업가정신을 알려주기로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저 스스로도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결국 특강 같이 들었습니다 ㅋㅋ

결론 : 나도 동생이랑 별로 다를 거 없다

서산 꿈의학교 DCC팀 멘토링 및 인터뷰

6월 초에 @안영준 께서 저에게 커피챗을 요청해주셨습니다.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그 중에 몇 가지를 뽑자면,

  •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학 진학은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까요? ( DCC의 교육 방침은 고등 졸업 후 대학 진학이 아닌, 고등 과정동안 학점은행제 또는 독학사를 통해 대학 학사를 취득한 후 대학 과정을 생략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학점은행제로 관련 학과 학점을 얻은 후 원하는 대학에 편입을 하는 방식 입니다. )
  • 관련 회사 취업에 도움되는 활동이 무엇이 있나요? ( 예: 대학을 가지 않고 Seoul 42에 들어가 2년간 실무 경력을 쌓는 것이 대학 졸업장보다 취업면에서 더 이점이 되는가?)
  • 저는 혼자 일하는 것, 자택근무 등을 선호하는데, 개발자라는 직업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하지 않나요? 저와 같은 성격을 가져도 개발자로 일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나요?
  • 권도언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IT업계쪽으로 진로를 결정하셨나요?

보자마자 든 생각은

내가 고민했던 것들인데, 아 이거 메일로는 안끝나겠다.

바로 메일 답장 드렸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해보자고.

그래서 7월 13일에 마루180에서 만나기로 했고, 영준님 뿐만 아니라 DDC팀과 선생님까지 오셨습니다.

이때 영준님께서 질문을 다시 준비해주셨는데, 저에 대해 정말 자세히 알아보신 것을 많이 느꼈어요. 질문들은 이렇습니다.

  • Q. 2020년 4월 J2KB(Journey 2(Two) Know the Beautiful coding)를 시작으로 현재의 디스콰이엇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요. 특히 SHIFT가 개최하는 JunctionX Seoul 2020 해커톤에 참가하셨던 거나 SHIFT의 People팀 크루로 활동하셨던 경험까지, IT서비스 혹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것이라면 이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셨을 텐데요 멘토님께서 생각하시기에 IT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경험해봐야 하는 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 Q. 현재 멘토님께선 현재 디스콰이엇에서 비개발업무를 담당하시고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전공과는 무관한 비개발업무에 뛰어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Q. 디스콰이엇에서 일하시게 된 지 벌써 5.5개월이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그 기간동안 일하시면서 멘토님께서 느낀 디스콰이엇만의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또 앞으로 디스콰이엇에 기대하고 계시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Q. 멘토님께선 호주에서 대학교를 IT전공으로 1년동안 공부하셨다고 알고있습니다. 대학의 도움이 없이도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그만두시고 군복무 기간동안 Coursera, Udemy, Youtube를 통한 독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군복무 중 무언가를 배울 시간은 한정적일텐데 독학에 큰 어려움은 없었나요? 그리고 멘토님 께서 거치셨던 독학 방법이 무엇인지, 데이터와 프로그래밍 언어에 특별히 효과적인 독학 방법이 있는지 답변을 듣고싶습니다.
  • Q. 이 질문은 '권도언의 수첩' 뉴스레터 중 Don’t confuse Armchair Influencers with True Experts 그래프를 보고 생각난 궁금증을 바탕으로 한 질문인데요. 그래프의 왼쪽에 위치한 사람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려면 호기심을 가져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보통 어려운 과정에 부딪히면 좋아하던 일에도 흥미와 자신감이 떨어지는데, 멘토님께선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하던 일을 그만둘 뻔 했던 경험이랑 멘토님께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거 보고 정말 제대로 답변해줘야겠다고 마음 먹고,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인터뷰를 마치고 마루180/360을 구경시켜드린 뒤 헤어졌습니다. 그 후에 긴 편지와 선물이 마루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봉명고등학교 모의창업팀 멘토링

되게 오래전에 유쓰망고라는 청소년을 위한 교육 단체에 멘토로 등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봉명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유쓰망고를 통해 연락을 주셨어요. 저는 거의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말이죠.

내용은 6~7월 중 특강, 8~9월 중 멘토링 진행이었습니다. 모의창업팀에 있는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주기도 했습니다.

  1. PMF(제품의 시장 적합성)과 경영 방법에 관하여 알고 싶습니다.
  2.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구체화 시키고 체계화시킬 수 있을까요?
  3. 커뮤니티(팀)과의 상호작용, 팀을 잘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저희만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도출해낼 수 있을까요?

이거 읽고나서 들었던 생각은

ㅈ..저도 잘 모르는데요

입니다.

근데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저기 치여 사느라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들, 개념들을 다시 공부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이죠. 이 질문들에 대해 검색하고, 공부하면서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저만의 생각과 의견을 넣었어요. 그렇게 약 40장의 PPT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났어요, 제가 학창시절에 계속 졸았던 사실이요...!! 선생님들은 왜 항상 재미없고 지루하게 수업을 할까?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선생님들은 저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은 욕심이 있으셨던 것이었죠.. 역지사지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어쨌든 특강 당일이 되었고, 2시간 동안 서서 강의를 했습니다. 지루했을 수도 있는데 다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질문도 많이 해주셨고요. 나중에 선생님을 통해 학생들의 소감문을 받았는데, 여기서도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SOPT APPJAM 데모데이 기획파트 멘토 코멘트 & 멘토링

어느날 갑자기 메일이 왔습니다. SOPT APPJAM 데모데이에 기획파트 멘토 섭외 요청 메일이었습니다.

그냥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 잘못 보낸건가

였습니다. 저는 서비스 기획자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메일을 천천히 읽어보니, 서비스 기획자의 관점뿐만 아니라 오퍼레이터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앞선 고등학교 멘토링보다 실무적으로 조금 더 난이도 있는 멘토링이라, 그런 부분에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멘토 섭외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그러고 약 3주 뒤에 사전 질문이 정리된 노션을 받았습니다. 와 근데 질문들이 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날잡고 공부했습니다. 여기에 다 적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 그냥 노션 링크 첨부합니다.

사전 질문보다 더 어려웠지만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낀 시간은, 행사 당일 멘토링 시간이었어요. 각 팀 발표 및 코멘트가 끝난 후에 진행한 멘토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코멘트에 대한 추가 질문과 즉석에서 나오는 궁금증들이 정말 많았어요. 생각하지도 못한 질문들이었지만, 그것에 대해 최대한 빠르게 고민하고 답변하는 과정 속에서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

6개월 전이었다면 이런건 절대 답변 못했겠는데?

물론 제가 드렸던 답변들이 정답이 아닐 수 있고,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거에요. 그래봤자 저는 반년 경험해본 것이 전부니까요. 그래도 상대방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결론

  • 고등학생 멘토링을 하면서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추상적인 부분을 구체화해서 전달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하며, 성장중인지 알 수 있었다.
  • SOPT 멘토로 참여하면서 내가 안다고 느낀 것실제로 아는 것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Input도 중요하지만 밖으로 꺼내는 행위가 진짜 진짜 중요하다. 그게 단순 기록이어도 좋지만, 사람 상대로 하는 것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도 멘토링 기회가 찾아온다면, 성장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려고요. 그리고 멘토링 형식의 스터디 방식도 도입해서 의도적인 남 가르치기를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