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of work에 대한 고민

March 20, 2024

지난주 Hyunsol Park과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팀과 고객들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생겼다.

NBA 전설적인 농구선수이자 맘바 멘탈리티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I bring numbers"라고 답했다고 한다. 팀에게 점수를 가져다주는 것, 그로 인해 승리 카운트를 하나라도 더 늘리고 팀이 우승하는 것, 팬들이 기뻐하는 것.

이는 마치 내 업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 같았다. 내가 하는 일의 excellence bar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나만의 일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타이밍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아직은 생각을 정리 중인데, 아래의 문장들이 생각난다.

  • "I build a product to better products be born."
  • "I spread inspiration to people to innovate our society."
  • "I connect people to build authentic relationship in their life."
  • "I shape the internet to distribute network of everything."

각각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봤다.

1/ "I build a product to better products be born."

점점 더 많은 제품들이 생겨나는 만큼, 나는 사람들이 좀 더 제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취향이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이 너무 많고, 또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파운더와 메이커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잘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고, 이를 제품에 잘 녹여내어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려 공감을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삶에 긍정적 가치가 되어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말 잘 만든 제품이다. Taste of product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이 질문을 모든 회사와 메이커들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생각인데, 제품이 충분히 버티컬하지 않으면 우리 팀만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인사이트가 그만큼 줄어들 거고, 이는 곧 제품 퀄리티가 낮아짐을 의미할 것이다. 초기일수록 더욱 버티컬해야만 하는 것 같다. 또한 버티컬할수록 자연스럽게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덜어내게 되는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이란 말은 진부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클래식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 "I spread inspiration to people to innovate our society."

디스콰이엇을 만들고 글을 쓰고 사람들을 모으는 등 모든 활동들이 결국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감'을 제공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영감은 사람을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어 내는 에너지가 되어준다. 스타트업 업계 분들에게 이러한 영감을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고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양질의 영감을 더 널리 퍼뜨릴 수 있을까? 이는 내가 끊임없이 진실을 탐구하고 추구함으로써 가능할 것 같다. 거짓된 영감은 금방 들통나고 그만큼 효력이 떨어진다. 얼마나 진심으로 문제를 파고들고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느냐에 따라 영감의 질이 달라지고 퍼지는 양도 달라질 것 같다.

3/ "I connect people to build authentic relationship in their life."

요즘 세상을 보면 통계적으로든 실제 느껴지는 것으로든 사람들 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의 수와 깊이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족도 잘 안 만나는 존재고, 죽이 맞는 친구도 없고, 연애는 돈과 시간 낭비고, 회사는 그냥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라 완전히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 욕구가 소셜 미디어나 커뮤니티 서비스, 취향 취미 서비스 같은 곳에서 보이는 것 같다.

나는 디스콰이엇을 활용해 잘 맞는 동료와 팀을 찾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쌓도록 도와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일이란 것은 풀타임이든 파트타임이든 프리랜서이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살면서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분명 평생 수면하는 시간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일을 할 때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고객이든 동료든 투자자든 누구든 간 일을 하다 보면 사람을 만나고 관계가 형성된다. 이중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건 동료일 거다. 그만큼 나와 잘 맞는 팀과 동료를 만나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은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하고 행운이기도 하다. 디스콰이엇은 이를 채용이나 커피챗 같은 방식을 통해 진정성 있는 관계 형성을 도와주고 있다. Tech professionals들을 잘 연결해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이 최고의 솔루션일까?

4/ "I shape the internet to distribute network of everything of tech products."

1~3을 포괄하는 문장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인터넷 상의 모든 데이터 중에서도 Tech Product와 관련된 모든 지식과 사람에 대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연결되도록 제품과 운영을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일로 귀결되는 것 같다. 필요한 데이터를 가장 빠르고 단순하게 쌓고 적합한 시점에 적절한 이에게 최선의 형태로 보여주는 것. 요즘 특히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이펙트, 채용, 커리어네트워킹 등의 단어들이 머리를 계속 채우고 끊임없이 더 나은 솔루션, 실행의 퀄리티, 최상의 제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더 이해하고 깊은 사고를 하다 보면 나의 Taste가 생겨나고, 거기에서 Excellence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리해봤다. 지금 메이커로그에 적은 것들은 매우 날 것의 생각이긴 한데, 앞으로도 Taste of work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보려고 한다.